처음이라 그래 며칠뒤엔 괜찮아져 그 생각만으로 벌써 일년이~
2021년 5월 31일 아직 코로나가 기승을 부리던 시절, 우리가 백신 1차를 막 맞기 시작한 시절, 가족 친구 연구실 사람들의 인사와 함께 독일로 출국한지 엊그제 같은데 벌써 일년이라는 시간이 지났습니다.
되돌아보면 엄청 많은 일들이 있었던 것 같은데 시간은 또 금방 이렇게 지나갔네요.
학회나 여행으로만 해외로 짧게 1-2주일, 제일 길어도 한달일정으로 출국하다가 몇년이 걸릴지 모르는 박사후 연구원 과정을 하러 나가다보니 모든 짐이란 짐은 다 들고갔던 것 같네요.
이것도 챙겨야할 것 같고, 저것도 챙겨야할 것 같고, 결국엔 26인치 캐리어 3개, 30kg 이민가방 3개, 기내용 캐리어 2개를 다 들고 왔었습니다... (3인 가족 짐이 이게 맞는건가요 ㅎㅎㅎㅎㅎ)
지금와서야 생각하는거지만 아 그걸 택배로 보낼걸 뭘 그렇게 다 들고오려고 했을까 라고 생각했습니다.
혹시나 독일로 취직하셨거나, 유학오시는 분들 우리에겐 택배가 있어요! 몸고생 하시지 마세요 ㅎㅎㅎ
유럽까지 남편따라 생각지도 못한 타국살이를 하게될 와이프를 위해, 가는길은 편하게 갈 수 있도록 (짐은 어마어마 하지만 ㅎㅎㅎ) 루프트한자 비지니스 석으로 예약하였습니다.
코시국이라 비지니스석도 저희 포함 10명이 안됐던 걸로 기억해요. 덕분에 아들도 넓은 자리에서 (아들한텐 이코노미도 넓겠지만) 땅콩도 먹고, 루프트한자에서 선물로 준 색칠공부세트로 열심히 공부도 하면서 장거리 비행을 견뎠습니다~
그 런 데 아직 공항을 벗어나 독일 땅을 밟기도 전부터 시련이 찾아오는데.....
저희의 최종 목적지는 드레스덴 (Dresden)이었어요. 원래 비행 스캐쥴은 인천 - 프랑크푸르트 그리고 저녁 7시정도에 프랑크푸르트 - 드레스덴으로 환승이 계획되어 있었는데, 비행스캐쥴 변경으로 드레스덴 행 비행기가 다음날 아침 9시로 변경!
어쩔 수 없이 프랑크푸르트 공항 근처에 호텔에서 하루를 묵으려고 안내데스크에 가서 물어봤더니, "코로나 때문에 법이 바뀌어 최종목적지 전까진 공항을 나갈 수 없다....."
그럼 비지니스 라운지에서 하루를 머물러야하나 하고 찾아간 비지니스 라운지에선
직원: "도착한 비지니스 티켓으로는 비지니스 라운지에 들어오지 못한다."
김박: "우리 드레스덴 행 비행기도 비지니스 티켓이다."
직원: "근데 그 비행기는 내일 비행기이기 때문에 오. 늘. 은. 비지니스 라운지에 못들어온다. 내일 와라"
김박: "???"
이 때 진짜 멘붕와서 산더미 짐 + 21개월 아들을 데리고 공항에서 노숙을 해야하는 건지 고민하다가 겨우겨우 찾았던 프랑크푸르트 공항 내에 있는 MY CLOUD Transit Hotel
아들 업고 이민가방 2개와 기내 캐리어 2개 끌고 열심히 게이트 Z 끝에 위치한 호텔을 들어갔는데! 이미 모든 객실이 만실.... 예약하지 않으면 당일 숙박할 가능성이 적다며...
이때부터 머리속에 수만가지의 생각이 들면서 어떻게 해야 노숙을 잘할 수 있을까 별에 별 생각을 하는 도중에 호텔 직원이 조용히 와서 손에 쥐어준 쪽지엔 "밤 9시에 다시 와봐라 너가 아들이 있기 때문에 혹시 체크아웃하는 방이 있으면 너의 아들을 위해 방을 예약해주겠다" 감동 ㅠㅠ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9시에 찾아갔을 때 다행히 체크아웃 한 방이 있어서 노숙은 피할 수 있었습니다!
체크인 하면서 호텔 직원이 진지하게 물어보는게
직원: "너희는 왜 아기에게 마스크를 씌워서 애를 힘들게하니?"
김박: "한국에서는 필수는 아니지만 대부분의 아이들이 코로나 감염을 막기 위해 마스크를 착용한다"
직원: "??? 애가 무슨 잘못이 있어서 마스크를 쓰게하니 여기선 6세 미만 아이들은 마스크를 안써도 된다!"
이 대화 이후로 저희 아들은 마스크로부터 조기 해방되었습니다.....
거의 기절하다시피 푹 자고 일어난 뒤 드레스덴 행 비행기를 타고 드디어 도착
제가 연구하고 있는 막스플랑크 연구소에 있는 게스트하우스에 짐을 풀고 겨우 한숨을 돌렸습니다.
길고 긴 독일까지의 첫 하룻밤을 보내며 앞으로의 독일 생활이 길 것 같았는데 벌써 일년이네요.
앞으로의 독일 생활도 나중에 또 뒤돌아보면 벌써 이년째네 하는 날이 오겠지요ㅎㅎㅎ
그리고 박사후 연구원 생활이 끝난 이후에도 다시 독일 생활을 기억하기 위하여 시작한 블로그도 많은 정보와 저희의 추억을 공유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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