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생활

#10 깻잎 키우는 방법 (ft. 독일에서 자급자족하기)

낭만닥터 김박사 2022. 6. 24. 0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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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국물요리를 좋아하는데 그 중 저의 마음속에 항상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는 요리는 감자탕입니다.

또 저는 닭으로 하는 모든 요리를 사랑하는데 닭갈비에 치즈뿌려서 먹으면 환상이죠.

저녁에 삼겹살을 구어 소주와 함께 한다면 하루의 모든 피로가 풀립니다.

https://m.blog.naver.com/PostView.naver?isHttpsRedirect=true&blogId=lafleur7&logNo=220861518157https://www.10000recipe.com/recipe/6833410https://www.insight.co.kr/news/232342

 

 

제가 좋아하는 모든 요리에 공통적으로 들어가며 메인 요리의 맛을 몇 배로 상승시켜주는 고마운 채소 깻잎!

하지만 해외에서는 깻잎을 먹지않아 구하기가 어렵습니다.

 

사실 독일 박사후연구원 과정이 확정된 후 짐을 챙기기 시작할 때 저의 리스트 중에 가장 빨리 들어간 물품도 깻잎 씨앗이었습니다.

첫해는 적응하느라 또 집을 구하느라 정신이 없어 깻잎의 파종시기를 놓쳐 저의 깻잎 씨앗은 저에게서 잊혀져만 가고 있었습니다...

 

차가운 바람이 가고 슬슬 따뜻한 햇살이 들어오는 4월 중순 쯤, 제 옆자리에서 일하시는 다른 연구실의 테크니션 독일 할머니께서 식물을 선물해주었습니다. (독일은 정말 식물에 진심입니다. 거의 모든 집에서 식물을 키우지요)

 

고맙다고 잘 키우겠다고 감사 인사를 전한 후 문뜩 떠오른 깻잎!

그날 집으로가 바로 발아를 시작하였습니다.

다양한 깻잎 발아 방법 중에 제가 선택한 방법은 키친타올 + 랩 이었습니다.

블루베리를 먹고 남은 플라스틱 용기에 키친타올을 놓고 물로 적셔준 뒤 깻잎 씨앗을 올려줍니다.

그리고 그 위에 똑같이 물에 적신 키친타올을 씨앗에 덮어준 후 랩에 구멍을 뚫은 후 덮어주었습니다.

해가 잘 드는 창가 옆에서 2-3일을 놔둔 결과

 

발아에 성공한 작고 귀여운 깻잎 씨앗들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하루가 다르게 커가면서 키친타올에 뿌리를 내리려고 노력하는 깻잎들의 모습에 저희는 빨리 흙으로 옮겨주기로 했습니다.

 

깻잎은 물을 굉장히 좋아하면서도 또 과습은 싫어하는 왔다갔다하는 성격을 가지고 있어서 물의 배수층을 형성해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앞서 말했듯이 독일은 식물에 매우 진심인 편이라 어느 마트를 가던지 식물에 관련된 물품들을 구매할 수 있으며, 저희는 더 전문적인? 물품들을 파는 OBI에 가서 깻잎을 흙으로 이사시켜주기 위한 물품들을 구매하였습니다.

 

흙으로 이사시켜주기 위해 먼저 물이 빠질 수 있는 화분에 약 3-5 cm 정도의 높이로 배수층 역할을 할 수 있는 펄라이트를 깔아줍니다.

그 위로 약 10 cm 높이로 흙을 깔아줍니다.

저는 Blumenerde 흙을 사용하였습니다.

 

그 후 약 0.5 - 1 cm 정도의 깊이에 발아된 깻잎 씨앗을 넣은 후 이불 덮듯이 살짝만 흙을 덮어주고 물을 주었습니다.

저는 2일에 한번 간격으로 물을 주었는데 흙으로 이사한 후 약 일주일이 지난 시점에 드디어 떡잎을 볼 수 있었습니다!

 

그 후 몇일 간격으로 다른 씨앗들의 떡잎들도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독일의 4-5월 날씨는 추웠다 더웠다 비왔다 난리라 사실 흙으로 옮겨준 모든 씨앗들이 이렇게 다 살아남을 줄 몰랐는데 정말 날이 갈수록 쑥쑥 자라는 모습에 너무 감사했습니다.

꼭 여름에는 깻잎을 수확해보리라 라고 생각하며 열심히 물을 주었습니다.

 

 

깻잎은 또 신기하게 해가 지면 잠을 자는것처럼 잎이 축 늘어져 있다가 아침에 해가 다시 뜨면 언제 그랬냐는듯 기지개를 피듯 생생해집니다.

 

 

깻잎은 물도 좋아하지만 해도 좋아해서, 같은 날짜에 발아한 씨앗들이어도 확실히 해가 잘드는 곳에 심어진 깻잎 씨앗이 상대적으로 해를 덜 받은 깻잎보다 훨씬 빨리 자라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따뜻한 날씨가 계속되어 무럭무럭 자란 깻잎들은 한 집에 살기 힘들어하기 시작했고 화분을 더 사 깻잎들을 이주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공부해보니 깻잎은 30 cm 이상 서로 떨어뜨려 키우는게 좋다고 하여 한 화분당 2개씩만 자랄 수 있게 분갈이를 하였습니다.

 

새로운 곳에 이주한 깻잎들은 무럭무럭 자라 발아를 시작한지 65일만에 드디어 첫 수확을 하였습니다.

맨 위에 있는 잎쌍 (2잎씩)들을 기준으로 3번째 잎을 어느정도 자랐을 때 수확해주어야 수확된 줄기에서 새로운 줄기가 자라 깻잎이 더 많이 나온다고 하여 엄청 크진 않지만 수확해주었습니다.

 

마지막 사진이 오늘 찍은 사진인데 벌써 또 많이 자라서 이번 주말에는 깻잎으로 만들 수 있는 요리를 해서 먹어봐야겠습니다.

 

생각지도 못한 자급자족의 삶을 살아가면서 식물이 자라는 것도 재미있고 저의 아들도 매일 자기가 꼭 깻잎에 물을 주며 "무럭무럭 자라라" 얘기합니다.

제가 세포 배양만 할 줄 알았지 식물 배양을 하게 될 줄 몰랐지만 이 깻잎으로 맛있는 음식을 만들어 가족들과 맛있는 식사를 해야겠습니다~

이상 해외에서 깻잎을 키우는 방법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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